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 현실 리스닝과 듣기시험의 갭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이 책을 기억하십니까?

정말 오래된 책이죠

90년대 정말 센세이션 그 자체였던 영어 학습에 대한 책인데요

제목부터 공부하지말라고 씌여있어서 인기가 정말 대단했어요

이 책은 제가 미술학원을 다닐 때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던 책이예요

그분은 해외에 단 한번도 가본적 없이 이 방법으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시게 되었다며 꼭 해보라고 책을 직접 주시면서 추천해주셨답니다. 몇 일전 책장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는데, 일부는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맥락상 한 때 유행한 섀도잉과 비슷해요.

책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영어를 공부하지 말고 습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는데 영화나 오디오를 귀에서 소리가 구분되어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보고 듣고, 내용을 이해하고 귀에 들리는 것을 입으로 따라서 똑같이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유튜브에 올라온 자료를 아래에 링크해드릴게요

 

 

지금 봐도 꽤 쓸만한 표현들이 많아요.

리스닝 테이프로 연습하는 방법을 시도했는데, 듣기만으로는 그 상황을 상상하고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서 저는 포기를 했었답니다. 영화로 시도했다면 달랐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리가 완벽하게 빠짐없이 들리려면 한달을 꾸준히 똑같은 에피소드를 봐야 하는데, 그게 저에겐 쉽지 않았어요.

 

유아들 보면 뽀로로나 핑크퐁을 본걸 보고 또 보고 매일보고 일년이 지나도 마르고 닳도록 보잖아요.

명절 때만 만나는 5살 조카는 작년 추석에 본 영상을 지겹지도 않은지 또 보여 달라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이렇게 언어를 습득하나 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맞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상을 보면 한번에 이해할 수 없으니 아이들에게는 볼 때마다 새로운거죠.

영상으로 습득하기를 하다 보면 못 들었던 소리가 어느 순간 빰! 하고 들리기도 하고, 영상과 소리가 어느 순간 딱 매칭이 되고 의미가 쑥 들어오기도 하죠.

 

하지만 다 큰 성인들에게는 봤던 내용을 보고 또 보는게 너무 고역이라는 걸 잘 압니다.

한달 내내 하나의 에피소드를 주구장창 본다는게 말도 안되는 일이라서 저는 그냥 모든 에피소드를 순서대로 쭉 보고 다시 처음부터 보는 방법으로 했어요.

어떤 분이 전날 밤에 본 영상을 다음날 아침에는 소리만 듣는 방법도 추천해주셨는데요.

이 방법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녁에 본 영상을 다음날 한번 더 반복하는 방법이 이해도를 높이고 듣기연습에 도움이 되더라구요.

 

드라마 시리즈 같은 영상자료는 시각정보와 청각정보가 같이 들어오기 때문에 상호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시각정보에 집중할 때는 청각정보에 덜 집중이 되기 때문에 소리구분에는 방해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처음 볼 때는 영상과 소리 같이 시청하면서 씬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보고,

다음날 아침에는 소리만 들어도 그 영상을 봤기 때문에 어떤 장면이었는지 생생히 기억이 남과 동시에 소리에만 딱 집중할 수 있어요. 물론 어제 한번 본 영상이기 때문에 더 잘 들리기도 하죠.

 

이렇게 두번 보고 다음 에피소드를 넘어가는데 시즌6 이상의 드라마는 정주행 하고 나서 다시 첫시즌을 보면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새롭기도 하고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영어를 습득하기 좋았어요.

 

이런 방법으로 저는 프렌즈를 2회차 정주행할 때부터는 가장 자주 들리고 쉬운 문장부터 섀도잉을 했어요.

내용이 다 이해가 된 상황에서 어떻게 쓰는 말인지 알고 난 뒤에 해야 섀도잉이 효과가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영상을 틀어두고 한 문장씩 무조건 다 따라서 읽는다고 머릿속에 남지 않거든요.

완전히 소화가 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는지 알고 있는 문장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연습하기 위해서 섀도잉을 하는 거예요.

정말 내가 영어로 쓸 말이어야 하고 그래야 기억이 되고 내 문장이 됩니다.

 

저는 요즘 Younger 를 보고 있는데 이 시리즈도 정말 재밌어요. 성인 분들께 정말 추천드리는데, 회사 생활과 연애, 가족, 친구와의 관계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요.

뉴저지에 사는 40대 경단녀가 이혼 후 딸의 등록금을 벌기 위해 취업에 도전합니다. 20대에 일했던 출판업계에서 다시 일하고 싶지만 나이 많은 경단녀를 받아주는 곳이 없죠. 27살이라고 거짓이력서를 내고 겨우 취직이 되면서 시작하는 스토리예요. 제가 40대라 그런지 너무 공감되는 거짓말이라서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자막을 봐요 안봐요? 영어자막을 켜요? 한글 자막을 봐요? 등등 질문들이 많은데 저는 한글 자막 의존도가 높은 분이시라면 아예 자막없이 소리만 들어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한글 자막 켜고 볼 때는 글자를 읽느라 머릿속에서 한국어로 더빙되는 바람에 영어 소리는 단어 몇개 캐치하는게 전부였는데, 아예 다 끄고 보니까 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내용을 모르는데 어떻게 이해를 해요? 그쵸? 소리조차 다 들리지도 않는데 영어로 들으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여러분 외국 친구들과 대화하는 실전에 자막 안뜨잖아요. 자막 띄울 수가 없잖아요.

여러분이 진짜 외국인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싶다면 자막 없이 들리는 소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그 연습을 영상으로 하신다고 생각하고 6개월만 해보세요.

해외연수 비용 아끼면서 공부한다 생각하고 답답함을 딱 6개월만 느껴보세요. 해외연수 몇천만원 들이면서 답답해 죽는것보다 돈 안들이고 답답해 죽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거 답답하다고 느껴야 공부할 수 있어요.

중요한건 자막 의존도를 없애는 것이고 그 뒤에는 저는 한글자막 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소리와 영상으로 이해하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될 때만 자막을 확인할 수 있게 되거든요.

 

이 방법이 좋다고 해서 모두에게 맞다고는 말씀 못드립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하고 있고, 저에게는 도움이 됩니다.

1. 영상 줄거리를 먼저 파악한다

2. 무자막으로 영상 시청하기 

3. 다음날 소리만 듣기

드라마 정주행 하면서 소리에 익숙해지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립니다.

그 다음 2회차 정주행할 때는 영자막 켜고 귀에 많이 익숙한 문장 위주로 스피킹 연습